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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칼럼2025-10-16T16:03:58+09:00

대표 칼럼(2025. 12)

첫눈이 가르쳐준 단언의 위험 12월 첫 주, 싱가포르에서 손님이 한국을 방문했다. 일 년 내내 여름인 싱가포르에서 온 그는 “눈을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오늘처럼 영상 10도 되는 날씨에는 절대로 눈이 오지 않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내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틀 뒤에 폭설이 내렸다. 올해 첫눈이었다. 눈이 쏟아지는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는 것은 태어나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시베리아 설원에서도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눈은 순식간에 쌓였고, 그 쌓여가는 모습은 마치 슬로우모션으로 재생되는 장면처럼 또렷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날씨를 주장할 수 있겠는가. 하루 앞도 알지 못하는 내가 또 교만했구나. 아는 척했구나. 절대로. 분명히. 틀림없이. ... 계속 읽기 →

대표 칼럼(2025. 8)

“다시 한 영혼을 위하여⋯” 종교개혁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단 하나, 본질로 돌아가자는 것이었습니다. 복음의 본질은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교의 본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종종 본질을 잊습니다. 매일 마시는 물이 귀한 줄 잊듯, 말씀마저 익숙함 속에 그 감격이 옅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전략과 신선한 방법에 설레곤 합니다. 전략이 아무리 세련되고 정교해도, 본질에서 멀어지면 힘을 잃습니다. 선교도 그렇습니다. 굵직한 선교대회나 포럼이 열릴 때마다 탁월한 기획과 메시지가 쏟아지지만, 화려한 전략과 주제에 가려져 정작 반드시 다뤄져야 할 주제가 뒷전으로 밀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가장 중요한 내용이 사라진 채 ... 계속 읽기 →

대표 칼럼(2025. 4)

패권(覇-으뜸 패, 權-권세 권)과 폐권(廢-폐할 폐, 權-권세 권) 세상은 힘을 중심으로 움직입니다. 그 힘이 제도와 구조로 고착화되면 우리는 그것을 ‘패권(覇權, hegemony)’이라 부릅니다. 국제정치에서는 강대국이, 국내 정치에서는 승리한 정당이 패권을 쥐고 다른 이들을 지배하거나 압도합니다. 전쟁처럼 패자는 모든 것을 잃고 승자는 모든 것을 차지하는 구조입니다. 이긴 자가 규칙을 정하고, 지배의 명분마저 독점합니다. 예로부터 그랬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영토와 인명을 넘겨받았고 패자는 자존심마저 빼앗겼습니다. 심지어 기독교 역사에서도 이런 논리는 반복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내세웠던 십자군 전쟁은 수많은 약탈과 폭력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아무리 고귀한 이상이라도 그것을 실현하는 방식이 ‘전쟁’이라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오욕의 기록이 될 뿐입니다. 지금의 국제 정세도 크게 ... 계속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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