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민 선교사(1969년 12월 24일 – 2021년 6월 21일)와 조철만 형제의 이야기

한재민 선교사 추모 4주기를 맞아 우리는 그의 발자취를 다시 떠올립니다.
“영원한 것을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자는 결코 바보가 아니다.”
한재민 선교사는 삶으로 이 진리를 고스란히 증명해 주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갈 무렵 한재민 선교사는 오랫동안 고대하던 러시아로 향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순회 사역이 아니라 긴 시간 기도하며 전화로 교제해온 탈북민(조철만 형제)을 직접 만나는 첫 여정이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조철만 형제를 만나 복음을 전했고, 화도 많고 정도 많던 조철만 형제는 한재민 선교사의 진심 어린 말씀에 마음을 열었습니다.
얼굴을 대면하고 함께 밥을 먹고 서로를 뜨겁게 포옹한 그 만남으로 한 영혼이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귀국을 앞둔 며칠 전 한재민 선교사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끝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 채 모스크바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러웠고 많은 이들이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만남을 기념하며 조철만 형제와 찍은 사진은 한재민 선교사의 생애 마지막 사진이 되고 말았습니다.

한재민 선교사가 뿌린 마지막 씨앗인 조철만 형제는 지금, 세례를 받고 매주 예배에 참여하며 하나님을 따르는 귀한 성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희생이 열매를 맺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우리는 고백합니다.
이 순교의 여정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땅에 떨어진 한 알의 밀알이 또 하나의 생명으로 살아난 것입니다.

한재민 선교사의 아내 김현숙 선교사는 남편의 뒤를 이어 TWR북방선교방송에서 소외받은 여성들을 위한 사역과 기도사역을 감당하며 묵묵히 사명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와 뜻을 함께하던 다른 선교사들도 하나둘 합류하여 사역 현장에서 값진 사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이름도 빛나지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오직 주님을 따르려는 마음 하나로 함께해주신 사역자님들과 기도로 동역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만날 수 없어도 전할 수 있어요”

2025년 6월 21일
이김 대표(TWR Korea 북방선교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