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에 그와 처음 만났습니다.
현장 사역자 한밀, 그도 나도 아직은 젊은, 그래서 꿈으로 가득하던 두 사람의 만남이었습니다.
현장을 방문할 때는 늘 그가 함께 있었습니다. 저의 어리석고 부족한 생각을 바로잡아주고 식어가던 선교의 마음을 다시 일깨워 주었던 진정한 나의 동지였습니다.
나는 본국에서 그는 현장에서, 어쩌면 우리는 환상의 짝꿍이었을까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을 하나님께서 하나로 빚으셨습니다.
내가 고민하고 망설이고 있을 때, 그는 믿음으로 행동했습니다.
내가 이성으로 판단하고 있을 때, 그는 사랑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말하는 자였고, 그는 행하는 자였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알 수 있었고, 그만큼 좋은 동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먼저 충고를 청하고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든든하고 듬직한 나무처럼 언제까지나 함께 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 동지를 하나님께서 2년 전에 갑자기 데려가셨습니다.
남은 사모와 두 아이의 얼굴을 대하기가 힘겨웠습니다.
하나님께 화가 났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는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가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현장에서 마음과 뜻과 생명을 다해 수고한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TWR의 북한 선교 사명을 새롭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역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유족들과 관계를 회복시키셨을뿐만 아니라 동역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저는 지금도 매일 여러 가지 어려움과 직면합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께 묻습니다. 도대체 어째서 이렇게 하십니까?
이해할 수 없고, 화가 나는 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때는 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저 하나님의 나라가 이를 때까지 제게 주신 사명을 다할 뿐인 것을 다시 깨닫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살아가기를 다짐합니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6월을 맞아 하나님의 신실한 종, 한밀 선교사를 기억합니다.

기도제목

  • TWR을 통해 북한 선교를 행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 지금은 이해할 수 없지만, 하나님의 섭리를 믿으며 오늘 순종할 수 있는 믿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고 한밀 선교사의 가족에게 때를 따라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음을 믿습니다. 마음에 평안을 주소서. 삶의 필요를 채워주소서.

2023년 6월 22일
성훈경 대표(TWR Korea 북방선교방송)